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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홈런왕' 노시환은 더 이상 외롭지 않다

꽤 긴 시간 동안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은 외롭게 타선에서 버텼다.혼자였던 건 아니다. 2019년 프로에 데뷔한 노시환은 2021년부터 4번 타자로 활약했다. 2021년엔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 정은원이 앞에 있었다. 2022년은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이 썩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엔 베테랑 채은성이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돼 노시환의 멘토가 됐다.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노시환의 앞을 감싸주면, 뒤는 비었다. 뒤를 받쳐주면 앞이 텅텅 비었다. 공격은 9명이 해야 하는데, 노시환은 혼자 아니면 둘이서 상대 투수와 맞서야 했다. 상대는 굳이 노시환과 싸우지 않았다. 승부구 대신 유인구가 많았다.2022년엔 결국 그에 무너졌다. 노시환은 이를 두고 "2021년 18홈런을 쳤으니 그대로 상승세를 탈 줄만 알았다. 돌아보니 당시에 내가 좀 안주했다"며 "2022년 초반엔 2021년과 똑같이 쳤다. 그런데 홈런에 대해 스트레스가 생기니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과하게) 당겨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노시환의 8경기째 타율은 0.389로 높았다. 그런데 올해는 8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타율이 0.207에 그친다. 지난해 이미 31홈런 101타점으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한 노시환이다. 구단도, 선수도, 팬도 급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4번 타자가 부진하면 눈에 밟힐 법도 한데, 누구 하나 노시환이 부진하다고 신경쓰는 이가 없다. 한화가 선전하고 있어서다.한화는 1일 기준 7승 1패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개막전에서만 패했을 뿐 내리 7연승을 달리는 중이다. 연승 기간 '드라마'가 없어서 더 짜릿하다. 투·타 모두 그저 막강할 뿐이다. 선발 투수가 경기 중반까지 마운드를 지키고, 그 사이 타선이 터진다. 불펜 역시 '미스터 제로' 주현상과 마무리 박상원, 깜짝 스타 한승혁 등이 지키는 강속구 불펜진도 탄탄하다. 노시환이 잠시 부진해도 요나단 페라자, 문현빈, 채은성 등의 활약으로 팀은 득점 1위를 달리는 중이다. 노시환 역시 3홈런 9타점을 치며 힘을 보태는 중이다.노시환은 초조해 하지도, 지나치게 낙관하지도 않는다. 팀 연승은 즐기면서 자신의 역할은 다 하고 있다. 연승 기간엔 '파이팅 머신'으로 나서는 중이다. 첫 승을 거둔 3월 24일 잠실 LG 트윈스전부터 31일 대전 KT 위즈전까지 경기 전 파이팅을 노시환이 하는 게 한화 선수단의 징크스처럼 됐다. 노시환은 에이스 류현진이 등판했던 지난 29일에는 "1선발끼리 붙는다.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고 했고, 6연승이 이뤄진 30일 경기 때는 "저희는 모든 팀의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자기 자신을 믿고 상대하면 상대가 겁 먹는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7연승을 완성한 31일 경기 전에는 "제가 요즘 좀 안 좋은데 다들 이겨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오늘 준서가 데뷔 첫 선발이다. 저희가 도와줘야 한다"고 선수단을 독려했다.야구는 팀 스포츠다. 굳이 올해가 아니었더라도 선수단 구호의 주어는 언제나 '우리'다. 하지만 성적이 부진할 때 '우리'는 '나'에 그치곤 했다. 노시환, 채은성, 그리고 그에 앞서서는 류현진이나 김태균도 '내가 해야 한다'는 부담과 싸워왔다. 7연승을 이뤄낸 한화는 달라졌다. 시즌이 끝난 후 돌아봤을 때 7연승이 '일장춘몽'으로 밝혀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노시환이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라는 건 같다. '한화가 달라졌다'는 사실만큼은 달라지지 않는 건 그래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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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왕복 700㎞, 개막 전날 미디어데이, "꼭 이래야 하나요?"

"프로야구 활성화를 위한다면 미디어데이에 류현진(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모두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최근 프로야구 현장에서 만난 한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2024년 KBO리그 미디어데이가 오는 22일 열린다. 각 구단 감독과 선수가 참석하는 미디어데이는 팬들에게 시즌 출발을 알리는 '축제의 장'이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행사를 마냥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문제는 날짜다. 개막 하루 전 열리는 미디어데이를 두고 "꼭 이렇게 해야 하냐"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지난해 KBO리그 미디어데이는 개막 이틀 전인 3월 30일 치러졌다. 2022년에도 미디어데이와 개막일 사이 하루 휴식이 있어 부담이 크지 않았다. 올해는 다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막 2연전'에 출전할 선발 투수들은 행사 참석이 원천적으로 어렵다. 12년 만에 국내 복귀한 류현진도 개막전 등판 준비에 전념한다. 그뿐만 아니라 선발 일정이 유동적인 김광현과 양현종도 후배들이 빈자리를 채운다. 미디어데이에 투수 없이 타자만 내보내는 구단(키움 히어로즈·NC 다이노스)도 있다. 개막을 수도권에서 맞이하는 구단은 그나마 낫다. 하지만 광주(KIA 타이거즈-키움)와 창원(NC-두산 베어스)에서 시즌 첫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은 미디어데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창원은 서울에서 고속철도(KTX) 편도만 3시간이다. 기차 편도 많지 않아 이동이 까다롭다. 운전도 어렵다. 구장에서 미디어데이 행사장(서울 소공동 롯데호텔)까지 왕복 거리만 700㎞. 수도권에 머무르는 구단도 '경기 전날 행사'를 반가워할까. 대놓고 말은 못 해 속앓이를 하는 듯한 모습이다.미디어데이가 22일로 잡힌 건 메이저리그(MLB) '서울 시리즈' 영향이다. 20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맞붙는 개막전이 열리기 때문에 경기 날짜를 제외하면 미디어데이가 22일, 딱 하루 가능하다. 11월 예정된 프리미어12 대회 참가를 이유로 개막을 지난해보다 일주일 앞당겼는데 서울 시리즈가 맞물리면서 미디어데이가 빡빡해졌다.한 구단 관계자는 "미디어데이가 더 큰 의미를 가지려면 참석하는 선수들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아무리 양해를 구했어도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MLB 일정에 밀렸다는 느낌도 받는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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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결번도 고려했지만 '약속'은 미뤘다 왜? "오승환 은퇴 논의, 아직은 아냐"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2)이 ‘영원한 삼성맨’을 예약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었던 오승환은 지난 16일 삼성과 계약기간 2년, 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 등 총액 22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오승환은 2025시즌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뛴다.해외리그에서 활약한 6년(2014~2019)을 제외하고 13시즌(2005~2013, 2020~) 동안 삼성에서만 뛰었던 그는 43세까지 삼성맨으로서 커리어를 이어간다.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삼성에서 은퇴할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라면 오승환의 등 번호(21번)는 영구결번이 될 확률이 높다. 자격은 충분하다. 오승환은 삼성에서만 400세이브를 올렸다. 250세이브부터는 KBO리그 최초 및 최다 신기록을 경신해왔다. 여기에 삼성의 원클럽맨 요건까지 갖췄으니, 영구결번은 떼 놓은 당상이다.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 이후 삼성의 네 번째이자, 라이온즈 투수 최초의 영구결번 타이틀을 노린다. 다만 이번 FA 계약에 영구결번이나 오승환의 은퇴 후 계획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그의 나이와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계약 논의 단계에서 해당 부분을 약속할 법도 한데, 선수와 구단은 ‘은퇴’라는 단어를 배제했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는 “이번 계약 때 영구결번이나 은퇴 후 계획 이야기가 나온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은퇴를 거론하기보단 선수가 계약 기간 2년을 성공적으로 잘 마치는 데 초점을 뒀다”라고 전했다. 2년 뒤 재계약의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42세의 나이에도 58경기에 나서 4승 5패 3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45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후반기엔 32경기 20홀드 평균자책점 2.20을 거뒀다. 세이브 기록은 리그 3위. 경쟁력은 여전하다. 구단 관계자는 “오승환 정도의 선수라면 굳이 (은퇴 후 계획을) 약속하지 않아도 구단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지 않겠나”라면서 “선수 본인도 성적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구단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로 판단해 2년 계약을 제안했다. 지금 은퇴를 고려할 때는 아닌 것 같다”라며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올 시즌 오승환은 KBO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 신기록에 도전한다. 현재 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 기록은 임창용이 2018년 6월 7일 KIA 타이거즈 소속으로 세운 42세 3일이다. 오승환이 올해 7월 중순 이후 세이브를 추가하면 이 기록을 갈아치운다. 더 나아가 오승환이 2년 뒤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리그 역대 최고령 등판 신기록도 세울 수 있다. 해당 기록은 송진우 전 한화 이글스 코치가 2009년에 세웠던 43세 7개월 7일이다. 오승환이 이를 깨기 위해선 2026년 봄까지 공을 던져야 한다.윤승재 기자 2024.01.2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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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MLB 1년 더" 아내 요청에 "한국에서 더" 대답한 추신수

"좋게 말해서 설득이지 사실상 통보였죠."SSG 랜더스 추신수(42)가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한 말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아내 하원미 씨의 바람을 뒤로하고, 한국에서 선수 생활 마지막 1년을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얘기였다.부산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한국 타자 역사상 최고의 커리어를 쌓아갔다. MLB 16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 MLB 최다 홈런, 최다 타점, 최초 사이클링 히트 등을 기록했다. 추신수가 20년간의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KBO리그에 입성할 때만 하더라도 4년이나 한국에서 뛸지 몰랐다. 그는 "2021년 한 시즌만 뛰고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1년 동안 느낀 점이 많아 2022년에도 SSG 유니폼을 입었는데 우승했다. 2년 동안 MLB 4~5개 팀의 제안이 있었지만 팀이 정상에 올랐고, 구단도 여전히 날 필요해 2023년까지 뛰었다"고 돌아봤다.2023시즌 종료 후 추신수는 선수 생활 연장과 은퇴를 놓고 고민했다. 그는 "(김)강민이가 뜻밖에 한화 이글스로 옮겼다. 나까지 한꺼번에 두 기둥이 빠져나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SSG는 샐러리캡(연봉 총액상한제) 부담이 컸는데, 지난 3년 동안 총 71억원을 받은 그는 올해 최저 연봉 3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이마저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추신수는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팀을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추신수가 2021년 한국으로 건너온 뒤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는 "아내가 연봉 3000만원을 받고도 선수 생활 연장을 원한다면 '차라리 미국으로 가서 뛰는 게 어떻느냐'고 묻더라. 아내에게 고맙기도 하고 슬펐다"며 "내가 결심하면 무조건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인 걸 알고 (한국 잔류를 아내가) 이해해 줬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김원형 감독이 경질됐고, '추신수가 SSG 감독이 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는 "말도 안 된다. 난 지도자 준비가 전혀 안 된 사람"이라면서 "향후 진로는 올 시즌이 끝날 때쯤 구체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올겨울 SSG는 포스트시즌 조기 탈락, 감독과 단장 교체로 어수선했다. 특히 23년간 뛴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옮기면서 후폭풍이 상당히 컸다. 1982년 동갑내기 추신수는 누구보다 큰 상처를 얻었다. 그는 "마음이 참 아프다. 또 아쉽다"며 "(한화에서) 강민이를 데려간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친구가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SSG가 정체해선 안 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숭용 신임 감독의 제안으로 추신수는 올 시즌 주장을 맡게 됐다. 그는 "지난주 감독님과 4시간 동안 식사했다. 내가 생각하는 야구, 팀 문화와 (감독의 방향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일치했다"고 소개했다. 추신수는 4일 미국 텍사스로 출국해 개인 훈련을 할 예정이다. 그는 "은퇴를 예고한 올 시즌은 편하고 홀가분한 심정"이라면서 "2022년 우승 때처럼 마무리하면 너무 아름답지 않을까 싶다. 개인 성적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4.01.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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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한화 노시환-문동주 "열정적 한화 팬, 더 큰 무대에서 더 뜨겁게 느끼고 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두 가지 희망을 맛봤다. 5년 차 3루수 노시환(23)이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또한 2년 차 오른손 투수 문동주(20)도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한화는 새해를 맞이하며 더 큰 꿈을 꾼다. 2023시즌 챔피언 LG 트윈스가 영감을 줬다. LG도 한화처럼 하위권에 머무른 시기(2003~2012)가 있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해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뤘다.노시환과 문동주 역시 LG와 같은 비상(飛上)을 꿈꾼다. 본지와 만난 노시환은 "LG의 우승을 바라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컸다. 문보경(LG)과도 최근 만났는데, 한국시리즈(KS)가 아시안게임(AG) 결승전보다 더 긴장됐다고 하더라"며 "29년 동안 LG는 구단도, 많은 선배님도 우승을 바라보고 달렸을 거다. 그 노력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고 했다.노시환은 "한화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부러워하기만 하지 않겠다. 지난해는 우리도 (우승)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질 수 있게 한 1년이었다"라고 했다. 문동주도 "모든 선수는 가을야구를 목표로 삼고 훈련한다. 팀이 최대한 높이 올라갈 수 있게 하고 싶다"며 "KS를 지켜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겠다'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다짐했다. 노시환과 문동주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여러 시상식을 함께 다녔다. 그에 앞서 국가대표 4번 타자와 선발 투수로 2022 항저우 AG,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함께했다. 노시환이 1군 풀타임을 처음 뛴 문동주와 긴 시간을 처음으로 함께한 해였다. 문동주는 "시환이 형과 함께한 시간이 정말 많았다. 항상 세트처럼 움직였다"고 비유했다.둘은 서로에게 어떤 선후배일까. 노시환은 "동주가 마냥 해맑은 아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의외로 약간 4차원"이라면서 "은근히 자신만의 야구적인 고집, 강단이 있다. 그러면서 상대를 존중할 줄도 아는 애늙은이"라고 소개했다.문동주는 "내가 신인 때 시환이 형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그라운드에서는 너무 든든한 형이다. 수비든 공격이든 언제나 그렇다. 수비를 나갈 때도 마운드를 향하는 내게 농담을 한마디씩 던져준다. 마운드에서 편하게 공을 던지도록 도와주는 야수"라고 말했다.노시환은 "동주가 앞으로는 국가대표 에이스로서 대표팀을 20년 이상 이끌어줘야 한다"며 "그런 동료가 한화에 있어 감사하다. 혼자 태극마크를 달았다면 외로웠을 것 같다. 어린데도 든든한 동료가 돼줘서 동주가 기특하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다"고 치켜세웠다. 한화의 희망인 만큼, 둘을 향한 팬들의 애정도 뜨겁다. 두 선수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한화 팬들이 항저우에도, 도쿄에도 나타났을 정도다. 한화가 출시한 문동주 신인왕 기념 상품은 첫날 2억원, 최종 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노시환의 2관왕 기념 상품도 출시가 예고됐다.문동주는 "지난해 너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어디를 가도 저희 유니폼을 들고 응원해 주셨다. 그만큼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시환은 독자들과 팬들을 향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프로야구에 많은 사랑을 부탁드린다. 몸 건강히 지내실 수 있는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가 갑진년인데 내가 마침 용띠다.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것처럼 팬분들이 행복해지실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며 "도쿄돔에서 4만 관중이 가득 차 있는 속에 뛰는 소중한 경험을 해봤다. KS 같은 더 큰 무대에서 한화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더 뜨겁게 느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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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샐러리캡] ① 12월 실행위 화두…폐지와 유지 힘겨루기

올해 처음 시행된 프로야구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을 두고 구단 간 힘겨루기가 치열하다.지난 14일 부산 모처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단장 회의) 화두 중 하나는 샐러리캡이었다. 본지 취재 결과, 샐러리캡은 당초 이날 회의의 공식 안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A 구단 단장이 '제도 폐지'를 주장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파급력이 큰 사안이다 보니 여진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스토브리그의 꽃'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이다. 지난달 18일 KBO는 2024년 FA 승인 선수로 19명을 공시했다. 이 중 내야수 양석환(두산 베어스 잔류) 투수 김재윤(KT 위즈→삼성 라이온즈 이적)처럼 일찍 계약을 마친 선수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협상이 지지부진한데 그 이유 중 하나로 샐러리캡이 거론된다.선수단 연봉 총액을 제한하는 샐러리캡은 2020년 1월 KBO 이사회(사장 회의)에서 의결했다. 2023년부터 3년 동안 적용하는 샐러리캡 규모는 114억2638만원. KBO는 2021년과 2022년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 연봉(연봉, 옵션 실지급액, FA 연평균 계약금 포함) 상위 40명 금액을 합산, 연평균 금액(95억2199만원)의 120%를 기준점으로 삼았다. KBO리그의 샐러리캡은 절대 넘으면 안 되는 하드캡이 아닌 상한선 초과 시 제재를 받는 소프트캡이다. 초과 횟수에 따라 제재금이나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하락 등의 징계를 받는다. 제도가 처음 시행돼 맞춤 전략이 가능했던 올해는 샐러리캡을 넘어선 구단이 없었다. 하지만 내년엔 다르다. "FA를 영입하면 샐러리캡을 저촉할 수 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A 구단도 그중 하나다.샐러리캡에 대한 의견은 팽팽하다. 폐지를 주장하는 쪽에선 "이대로 하면 (10개 구단 중) 8~9개 구단이 징계받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대부분의 구단이 징계 대상이 될 정도라면 제도의 적합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2021년 KBO리그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평균 총액은 81억7616만원.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0% 이상 오른 108억6782만원이었다.연봉 총액 100억원을 넘긴 구단은 3개(SSG 랜더스·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에서 6개(SSG·삼성·NC·두산·KIA·LG 트윈스)로 늘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연봉 인상에 대형 FA 계약까지 겹치면 샐러리캡에 빨간불이 켜지는 구단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샐러리캡이 야구 발전을 저해한다는 날 선 반응까지 나온다. 올해 안에 제도 폐지를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샐러리캡 유지해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작지 않다. 가장 먼저 거론하는 게 형평성이다. 자칫 규정을 준수하려고 한 구단만 애꿎은 피해자로 전락할 수 있다. 지난달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선 샐러리캡을 우려한 몇몇 구단이 고액 베테랑 선수를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규정을 지키려고 한 구단만 바보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한 야구 관계자는 "샐러리캡을 조정하면 결국 누더기밖에 더 되겠냐"며 "명분이나 논리를 봤을 때 폐지하자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규정에 대비하는) 유예 시간까지 주지 않았나. 반대하려면 처음부터 해야 했는데 지금 와서 이러는 건 징계를 피하고 싶다는 모습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규정을 바꾸더라도 예정대로 3년은 우선 운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B 구단 단장은 "샐러리캡을 비워놓은 덕분에 한화가 올겨울 FA 시장에서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는 지난달 20일 내야수 안치홍과 4+2년, 최대 72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최근 몇 년 구단 지출을 줄여 샐러리캡의 여유가 컸는데 이를 활용, 영입전에서 이길 수 있었다. '전력 상향 평준화'를 지향한 샐러리캡의 기본 취지에 어울리는 결과다.12월 실행위원회에선 별다른 결론 없이 샐러리캡 논의가 마무리됐다. C 구단 단장은 "지금 분위기라면 다음 회의 때는 공식 안건으로 올라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26 12:01
프로야구

'바쁘다 바빠' 마지막 2024시즌, 팀과 팬을 위해 어깨 무거워진 추신수

'최고령 선수' 추신수(SSG 랜더스)가 2024시즌에도 뛴다. 선수로서의 마지막 시즌, 추신수는 주장을 맡는 동시에 팬서비스를 예고하며 바쁘고 알차게 보낼 예정이다. 추신수는 최근 구단과 진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2024시즌 종료 후 은퇴를 결정했다. 화려한 미국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뒤로 하고 2021년 KBO리그 입성한 그는 한국 무대에서 네 번째이자 현역 마지막 시즌을 맞기로 했다. MLB 진출한 한국 야수로는 최고의 커리어를 쌓은 추신수가 KBO리그에서 계속 활약하는 것은 리그 흥행과 발전에 큰 힘이 된다. 추신수는 KBO리그 역대 최고령 주장에 선임됐다. 이숭용 감독은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데다 선수단의 존경을 받는 추신수에게 주장을 제안했다. 2001경기에 출장한 이숭용 감독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하는 모습과 야구를 대하는 자세 등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치진과 선수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주장을 맡으면 신경 쓸 게 많다. 이에 FA(자유계약선수) 획득을 앞두거나 개인적으로 중요한 시즌에 주장을 맡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더군다나 SSG는 비시즌 시끌벅적하다. 2차 드래프트 보호 명단에서 제외된 일부 선수가 외부에 알려졌고,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이 한화 이글스의 선택을 받아 충격적인 이적을 했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결국 김성용 단장이 많은 논란 속에 떠났다. 추신수는 이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신임 주장' 추신수가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해야 한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추신수는 마지막 시즌을 모든 것을 남기고 떠나기로 했다. 최저 연봉 3000만원에 계약했다. 이마저도 전액 기부를 결정했다. 지난 3년간 유소년 및 사회취약층을 위해 기부한 금액만 24억원이다. SSG 구단은 "선수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구단 또한 추신수의 기부 활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정확한 기부 금액 및 다양한 기부 활동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신수는 팬들에게 잊지 못할 팬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SSG 구단은 "추신수가 그동안 받은 팬들의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2024시즌에 진행할 다양한 팬서비스 계획을 구단에 제안했다. 친필 사인 실착 유니폼 선물, 특별 사인회, 아마야구 지원 등 팬과 함께 뜻깊은 추억을 만들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추신수는 "비시즌 동안 가족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SSG와 팬분들의 응원, 그리고 무엇보다 후배 선수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만큼 야구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느껴 구단과 진로를 함께 고민했다. 구단도 신임 감독님도 나를 필요로 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내년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이어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야구를 해온 23년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동안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홈, 원정 팬 관계없이 뜻깊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이형석 기자 2023.12.15 09:45
프로야구

[IS 포커스] 연봉 3000만원과 캡틴…추신수의 '백의종군'

추신수(41·SSG 랜더스)가 '예고 은퇴'를 선언했다.SSG는 '추신수가 2024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비시즌 동안 가족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SSG와 팬분들의 응원, 그리고 무엇보다 후배 선수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만큼 야구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느껴 구단과 진로를 함께 고민했다"며 "구단과 신임 감독님도 나를 필요로 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내년에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2군)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봉 3000만원, 전액 기부추신수는 '예고 은퇴'와 함께 내년 시즌 연봉으로 3000만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3000만원은 KBO리그 신인 최저 연봉. 올해 추신수의 연봉은 SSG 선수단 내 가장 높은 17억원이었다. 리그 전체에선 구자욱(삼성 라이온즈·20억원) 채은성(한화 이글스·18억원)에 이어 세 번째 고액 연봉자였다. 구단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은퇴를 결심한) 추신수가 내년 시즌 연봉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규정상 어쩔 수 없었다"며 "(최저 연봉 계약은) 선수가 먼저 선뜻 제안했다. 쉬운 결정이 아닌데 고맙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연봉을 전액 기부할 계획. 추신수의 결정으로 인건비를 크게 낮춘 SSG는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 추신수는 내년 시즌 팬서비스 계획을 구단에 제안한 상태다. 친필 사인 실착 유니폼 선물, 특별 사인회, 아마야구 지원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구단도 기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 추신수는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야구를 해온 23년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동안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홈, 원정 팬 관계없이 뜻깊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 시즌은 '캡틴'추신수는 2024년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끈다. 추신수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 이숭용 신임 감독이 직접 부탁했고 추신수가 이를 받아들였다. 시즌 뒤 김원형 감독을 경질한 SSG는 지난달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이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고 이적했다. 감독 인선과 2차 드래프트 논란에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이 보직 이동된 뒤 팀을 떠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숭용 감독 체제로 새출발을 앞뒀지만, SSG 구단 안팎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 감독은 리그 최고령 선수 추신수가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이 추신수와 통화했다. (선수 생활을) 더 했으면 좋겠다고 얘길 하면서 쉽지 않겠지만 주장을 맡아줬으면 한다고 제안하셨던 거로 안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추신수는 이듬해부터 KBO리그에서 뛰고 있다. 세 시즌을 치르는 동안 거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후배들이 주장을 하면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내년엔 다르다. 주장으로 마지막 불꽃을 준비한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14 18:01
메이저리그

다저스 감독 "오타니와 3시간 미팅"...달아오른 영입전, 여전히 예측불허

투·타 겸업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는 메이저리그(MLB) 구단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선택지를 좁히고 있다. 아직 그의 행선지는 예측이 어렵다. 2024 MLB 스토브리그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는 단연 오타니다. 그는 FA 자격을 얻기 전 2차례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역대 2번째 선수다. 1호 기록은 '홈런 타자' 배리 본즈였다. 6억 달러(한화 7875억 6000만원)가 넘는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당연히 너무 높은 몸값에 영입전에서 발을 빼는 구단도 있었다. 그렇게 최종 후보로 남은 팀은 최대 4개로 알려졌다.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그리고 원소속팀 LA 에인절스다.현재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고 있는 MLB 윈터미팅에 참석하고 있는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최근 오타니와 만난 사실을 알렸다. 그는 2~3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며 서로에게 더 친숙해졌다"라고 전했다. 지난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가 언제 피칭 훈련을 재개하는지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다저스는 이미 2023시즌 시작 전부터 예비 FA였던 오타니 영입 의사를 밝힌 팀이다. 구단 자금력, 팀 전력 모두 부족한 게 없다. 다저스의 지구(내셔널리그 서부)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도 오타니와 만났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크로니클은 "지난 토요일(한국시간 3일) 오타니가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오라클파크)에 있었고, 구단 최고 의사 결정권자들도 함께 있었다"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밥 멜빈 감독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3회(2008·2010·2012) 우승을 이끌었던 포수 버스터 포지(은퇴)도 목격됐다고. 디애슬레틱 켄 로젠탈은 토론토가 월요일(한국시간 5일) 구단 스프링캠프 장소인 플로리다 더니든에서 오타니를 만났다고 전했다. 토론토는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든 가장 의외의 팀으로 평가 받지만, 여전히 최종 후보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시카고 컵스도 영입전에서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MLB네트워크 존 헤이먼은 "컵스는 아직 오타니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라고 했다. 최근 오타니가 윈터미팅 전에 계약을 마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이제는 크리스마스까지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6 09:19
프로야구

[IS 포커스] KBO 관심 자원 피터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 외국인 투수 딜론 피터스(31)를 향한 평가다.피터스는 현재 KBO리그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주목받는 자원이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뛴 그는 18경기에 등판, 6승 5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19로 낮고 9이닝당 볼넷은 1.9개로 적다. NPB에서 기량이 검증된 자원이라는 점에서 지난달 8일 자유계약선수(FA)로 공시된 뒤 KBO리그 스카우트의 집중 표적이 됐다. A 구단 스카우트는 "대부분 피터스를 한 번쯤은 체크했을 거"라고 귀띔했다.피터스는 왼손 투수로 150㎞/h대 빠른 공을 던진다. 메이저리그(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뛴 2022시즌 피터스의 패스트볼(직구) 평균 구속은 92.7마일(149.2㎞/h)이었다. 변화구로는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를 섞는다.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뛴 2016년에는 더블A와 상위 싱글A에서 14승 6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하기도 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36승, MLB 통산 13승을 거둔 경력자다. 제구가 뛰어나 마운드 위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피터스의 계약 변수는 다름 아닌 내구성이다. 피터스의 올 시즌 NPB 마지막 등판은 9월 2일 한신 타이거스전. 하반신 컨디션 문제로 9월 중순 출전 선수 등록이 말소된 뒤 검진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당시 다카쓰 신고 야쿠르트 스왈로스 감독은 "아프면서 경기를 뛰었지만, 다음 투구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B 구단 스카우트는 "피터스의 몸 상태를 확신하기 어렵다"고 주저했다. 부상에 따른 위험 요소가 워낙 크기 때문에 계약이 꺼려진다는 의미다. 피터스는 피츠버그에서 뛴 2021년과 2022년에도 허리와 왼 팔꿈치 염증 문제로 부상자명단(IL)을 다녀온 이력이 있다.최근 KBO리그에는 NPB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가 적지 않게 수혈됐다.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처럼 이른바 '대박'을 친 사례도 있지만 '쪽박'도 적지 않다. 올 시즌만 하더라도 애니 로메로(전 SSG 랜더스) 버치 스미스(전 한화 이글스)가 일찌감치 짐을 쌌다. NPB를 거친 두 선수 모두 기대를 받으며 KBO리그에 입성했으나 부상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 2022시즌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8승을 따낸 로메로는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 1군 등판 없이 팀을 떠났다. 스미스는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어깨 통증 문제로 자진 강판한 뒤 교체됐다. NPB에서도 건강 이슈가 있었던 선수들인데 시한폭탄이 KBO리그에서 터진 셈이다. 여러 구단이 피터스의 몸 상태를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다. 자칫 기량만 보고 뽑았다가 제2의 로메로, 스미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 등을 고려해 영입전에서 발을 빼는 구단도 적지 않다. C 구단 관계자는 "우린 부상 전력이 없는 선수를 뽑을 거"라며 피터스를 향한 관심을 일축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0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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